* 이 글은 코드에프 개발자 오세용님의 개인 블로그에 올라온 글을 편집했습니다.
커리어 10년을 충분히 자축하고 싶었는데, 눈앞에 놓인 역할에 그런 사치스러운 여유를 즐길 수 없었다. 어느새 만 3년. 내 커리어에서 두 번째로 긴 시기를 보낸 코드에프는 해마다 내게 새로운 도전 과제를 부여한다. 덕분에 정말이지 지루할 틈 없는 3년을 보냈다.
지난 만 2년 회고가 많은 관심을 받았고, 여전히 읽히고 있다. 이 글을 읽고 마주하는 면접자가 꽤 있는 걸 보면 코드에프를 알리는데 작게나마 역할을 한 것 같아 뿌듯하다.
7년 차 SI 개발자가 솔루션 회사 이직 후 2년 간 배운 것
지금 작성하는 3년 회고는 코드에프 현 구성원과 미래의 구성원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코드에프의 큰 변화 속에서 작은 역할을 한 구성원의 회고가 도움이 되기 바란다.
이 글은 크게 ▲코드에프에서 경험한 세 가지 ▲코드에프 장점 세 가지 ▲코드에프가 기회인 이유 세 가지 등으로 쓴다.
코드에프에서 경험한 세 가지
1. 서비스 시작부터 안정화까지
2019년 5월. 코드에프에 합류했다.
당시 코드에프는 ‘코드에프 API’를 만들고 있었다. 10개가 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젝트를 경험했지만 웹 애플리케이션 프로젝트는 내게 꽤 새로운 경험이었다. 덕분에 모든 게 신선했다.
신사업 TF였던 코드에프 API 개발팀에 세 번째 개발자로 합류한 내 눈앞엔 숙제가 산더미였다. 우리는 많은 대화를 나누며 서비스를 만들었고, 덕분에 여기저기 내 흔적이 남아있다. 특히 상품 코드 체계와 개발가이드 등 당시엔 최선이었지만 지금은 아쉬움으로 남은 선택은 내가 이 서비스에 애정을 쏟기에 충분한 이유가 된다.
서비스를 오픈하고 고객이 하나, 둘 늘어날 땐 묘한 감정이 생겼다. 그동안 SI 개발자로서 개발에만 집중했다면, 서비스 개발자로서 서비스 운영에도 책임을 져야 했다. 7년 차 개발자였던 나는 이 분야에서 신입 개발자나 마찬가지였다.
특히 코드에프 API 서비스는 고객사 개발자와 소통해야 하는데, 예상치 못한 지점에서 고객사 개발자가 불편함을 느낄 때면 우리가 어디까지 도움을 줘야 하는지 선택해야 했다. 그리고 이 선택은 때론 꽤 어려운 문제였다.
그렇게 1년, 2년 어느새 3년이 지났다. 신사업 TF였던 코드에프 API는 코드에프 레거시 서비스 중 하나가 됐고, 이제는 꽤 안정화됐다. 여전히 퇴근 후와 주말에도 대응해야 할 이슈가 있지만, 이는 365일 24시간 운영하는 서비스 개발팀의 숙명이다.
코드에프는 코드에프 API를 비롯한 레거시 서비스를 지지대 삼아 여러 신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신사업 TF로 시작한 서비스가 회사를 지지하는 한 축이 됐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 이제는 코드에프 API 책임자로서 코드에프 API 버전 2.0을 준비하고 있다. 코드에프 API는 내가 코드에프에서 경험한 단연 최고의 경험이다.
2. 기술 조직 만들기
2021년, 코드에프 기술 조직에 큰 변화가 있었다. 꽤 많은 신규 인력을 충원했고, 몇몇 기존 인력이 떠났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더 많은 개발자가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했다. 환경을 만들려면 ▲우리가 앞으로 뭘 만들지 명확해야 했고 ▲그에 따른 기술 스택과 ▲팀 구성에 따른 인력 구성을 고민해야 했다. 즉, 코드에프가 만들 서비스에 적절한 기술 조직을 설계해야 했다.
이때까지 코드에프는 기존 인력의 추천 인력을 적극 채용했고, 소수의 필수 인력만 채용해왔다. 하지만 필요한 인력이 대폭 증가했고, 이제는 추천 전형에만 기댈 수 없었다. 때문에 보다 공개적으로 넓은 범위를 탐색해야 했다.
생각보다 채용은 쉽지 않았다. 최근 개발자를 비롯한 IT 인력 몸값이 폭등하며 구직자들에게 선택지가 굉장히 넓어졌다. 그저 ‘우리는 좋은 사람들이 모인 좋은 회사야'라는 말만으로는 좋은 개발자를 구하기는 어려웠다.
뭔가 액션이 필요하다 판단했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시작했다. IT 기자로 일하던 시기 인맥을 총동원해 수소문함과 동시에 핫한 기업의 채용 절차와 면접 질문, 복지 등을 모았다. 그리고 코드에프에서 취할 수 있는 것을 취했다.
▲사람인 ▲잡코리아에만 올라갔던 공고는 이제 ▲원티드 ▲점핏 ▲리멤버 등 다양한 채용 플랫폼에 등록했고, 헤드헌터도 활용하고 있다. 핫한 스타트업의 면접 질문 중 적절한 것을 모아 코드에프 면접 질문지를 만들었고 ▲도서 ▲온라인 강의 등 학습을 위한 비용도 복지로 만들었다. 꾸준히 의견을 전달해 직원 연봉도 상승했다.
이런 노력이 다른 조직을 그저 따라가는 정도라 생각될 땐 힘이 빠지기도 했지만, 반대로 이제는 환경적인 부분에서 다른 조직 대비 크게 부족하지 않다는 것에 자부심도 생겼다.
채용 초기를 떠올리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기억이 있다. 사람인 등에서 연락하는 것만으로는 회신율이 너무 적어 깃허브, 노션 등에서 연락처를 확인해 메일을 보냈는데, 거절 메일이 돌아올 때면 마치 내가 탈락하는 기분이 들어 굉장히 마음이 무거웠다.
그렇게 2021년부터 현재까지 수천 개 이력서를 봤고, 수백 번 연락을 주고받으며 면접을 진행했다. 마주하고 면접을 진행하는 건 굉장한 경험이었다. 때로는 내가 무슨 자격이 있어 이들의 도전을 평가하는가 싶던 적도 많다. 몇몇 지원자와 이야기를 나눌 때면 별생각 없이 컴퓨터를 전공하고 10년 넘게 커리어를 이어온 내가 그저 운이 좋았구나 싶었다.
2021년 이후 코드에프에 합류한 개발자 대부분은 내가 채용 전형에 참여했다. 때문에 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내게는 정말 소중한 동료다. 이들과 함께 기술 조직을 만들고 함께 코드에프를 만드는 경험은 가슴 벅찬 경험이다.
이 글을 통해 코드에프를 선택해 함께하는 모든 동료에게 감사를 전한다.
3. 협업 흐름 만들기
코드에프에 합류하기 전 나는 500명이 넘는 중견 기업에서 개발자로 커리어를 시작했고, 프리랜서를 경험했으며 스타트업을 창업하기도 했다. 이후 IT 기자로 일하며 업계의 유명 인사들도 많이 만났다. 이런 경험 덕분에 다양한 업무 환경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래서 2019년 코드에프 업무 환경에 다소 실망했다. 서로 역할이 중복되는 많은 업무 도구와 이렇다 할 표준 업무 흐름이 없는 것은 기술 조직에 어울리지 않는 업무 환경이었다. 그리고 이 환경은 내게 새로운 과제를 부여했다. 업무 환경은 분명히 개선돼야만 했다.
합류 후 나는 조금씩 업무 환경을 바꿨다. ▲당시 구성원의 업무 방법을 관찰했고 ▲조직에 필요한 액션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분명한 것은 이들이 아쉬운 업무 환경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었다. 때문에 이들은 이 환경에 아쉬움을 크게 느끼지 않았다. 반대로 업무 환경이 개선되면 이들은 더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이 가능성을 놓칠 수 없었다.
먼저, 이들의 컴퓨터에 협업 도구를 설치했다. 당시 코드에프는 간단한 HTML 파일을 파일서버에 올려 정보를 공유했다. 이 HTML 파일에는 사내에서 필요한 몇몇 정보가 적혀있었다. 정보가 변경되면 HTML 파일을 직접 수정하는 식이었다. 이때까지는 코드에프 구성원 대부분이 개발자였기에 크게 문제없는 구조였다. 하지만 기획, 디자인 등 다른 포지션 구성원이 생기며 이 방법은 분명히 개선돼야 했다. 그래서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협업 도구 노션을 사내 위키로 포장해서 HTML에 적힌 내용을 옮겼다. 그리고 누구나 HTML 대신 노션을 수정할 수 있게 해줬다. 당시 코드에프 TF 구성원은 10명 정도였기에 내가 컴퓨터에 설치해줬다. 그렇게 코드에프에 노션이 도입됐다.
이후엔 4명 개발팀에 도입했다. 코드에프는 내가 합류한 2019년부터 바쁘지 않았던 시기가 없다. 하지만 모든 것에는 이면이 있는 법, 구성원 모두가 바쁘면 서로의 정보가 공유되기 어렵다. 때문에 서로 업무를 기록하며, 비동기로 일할 필요가 있었다. 당시 개발팀에 애자일 스프린트 방법론을 도입했다. 하지만 이게 애자일 스프린트 방법론이라고 이야기하진 않았다. 데일리 스크럼은 그저 아침 미팅, 스프린트 회고는 그저 주간 회의 등으로 업무를 공유했다. 그렇게 2020년이 됐고, 당시 리더들을 설득해 업무 흐름을 재정의할 것을 요구했다.
2020년 6월, 협업 개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당시 코드에프 TF 10명을 모두 일대일 인터뷰 했다. 각 구성원이 느끼는 업무 환경 아쉬움을 정리하고, 필요한 것을 모았다. 우리가 일하는 업무 유형을 정의했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협업 도구 사용 방법을 정했다. 그렇게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노션 업무 보드가 만들어졌고, 2주 단위 스프린트가 만들어졌다.
나는 우리가 도입한 협업 도구보다, 업무 흐름보다 구성원의 의견을 지지해준 리더 그룹에 그리고 협업 개선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해준 구성원에 자부심을 느낀다. 업무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 때문에 지금 업무에 적절한 협업 방법도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이보다 중요한 건 문화다. 구성원이 직접 참여해 협업 방법을 만드는 협업 문화는 코드에프의 소중한 자산이다.
나는 이 자부심을 여기저기 자랑했고, 덕분에 이 이야기는 출판 제안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2022년 2월, 협업 도구와 코드에프 협업 개선 이야기가 담긴 책 <팀장님, 우리도 협업 도구 쓸까요?>가 출판됐다.
2020년 6월, 협업 개선 프로젝트로 만든 협업 방법은 현재까지 잘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10명을 기준으로 만든 협업 방법은 코드에프가 50명을 넘어서며 개선될 지점이 많이 보인다. 이에 코드에프는 2022년 2월, 협업 TF를 만들어 새로운 협업 문화를 준비하고 있다.
각 구성원이 스스로 적절한 협업 방법을 만들 수 있는 협업 문화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
코드에프와 함께 일하고 싶으신가요? 아래 배너를 눌러 자세한 내용을 살펴봐 주세요 : )
10년 차 개발자의 회고록이 인상 깊으셨다면
아래 인터뷰들을 확인하여 코드에프가 일하는 모습과 문화를 확인해보세요.
[코드에프 팀터뷰 #5] 코드에프 인프라팀을 소개합니다
코드에프 협업툴 이야기입니다. 근데 이제 피그마를 곁들인 (1)
코드에프 협업툴 이야기입니다. 근데 이제 피그마를 곁들인 (2)
[코드에프 팀터뷰 #3]코드에프 디자인랩 기획팀을 소개합니다
[코드에프 팀터뷰 #2]코드에프 데이터랩 API 백엔드 개발팀을 소개합니다
[코드에프 팀터뷰 #1]사업팀을 소개합니다
[코드에프 (人)터뷰 #1]디자인팀 김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