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인터뷰에 이어 오세용 개발자의 두 번째 인터뷰가 이어집니다. 오세용 개발자는 CODEF에서 개발자 겸, 고객센터장을 맡고 있으며 온라인에 글을 쓰고, 다양한 외부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오세용 개발자의 출근 전 루틴이 궁금하셨던 분들을 위해 계속해서 인터뷰 진행하겠습니다.


지난 인터뷰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https://blog.codef.io/oseyong_interview_1/


출근하기 전 루틴이 또 있으세요?

그럼요.

제가 영어를 잘 못 해요. 그런데 개발자는 영어를 잘해야 하거든요. 작년부터 영어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어요. 올해는 기필코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자 라는 생각에 매일 아침에 영어문장을 열 개씩 외워요. 열 문장씩 외우는 것만으로는 동기부여가 되지 않으니까, 문장을 녹음해서 활동하는 커뮤니티에 미국에서 공부하고 온 친구들에게 녹음파일을 보내면, 그 친구들이 시간 될 때 피드백을 줘요.

그렇게 하고 큐레이션을 15~30분 정도 해요. 아침에 기사를 한, 300~400개 정도 훑어보고 5개 정도 추출해서 와레버스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려요. 거기서 핀테크 관련 기사가 있으면 회사 협업 툴에도 올립니다.

그다음으로 아침에 30분씩 책을 읽고 출근해요. 읽는 것을 멈추면 생각이 멍청해진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와레버스는 수익이 나지 않나요?

와레버스는 비즈니스라기 보다 친구들과 함께하는 모임입니다. 와레버스에 글을 쓰는 친구들은 글 쓰는 것을 좋아해서 글을 쓰고, 알려지면 그것이 좋은 사람들이죠. 제가 처음 시작할 때 기자였으니까, 모여서 글을 쓰자 하니 도움이 되겠다 싶어서 친구들이 모였어요. 글을 쓰면 제가 교열이나 글을 봐주고 피드백을 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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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레버스 필진

오세용에게 최동철은?

제가 CODEF에 적응하는데 동철 씨의 역할이 매우 컸어요. 처음 왔을 때, 왜 이렇게 얼어있냐, 기자 했던 거 맞냐는 소리를 들었어요. 제가 낯을 가리기도 하고 포지션이 없으면 쉽게 위축되거든요. 처음 왔는데, 팀 사람들이 다들 팀장급이어서 나는 어떤 포지션을 해야 할까 고민이 되더라고요. 제가 팀장급도 아니고, 그렇다고 주니어라고 보기에는 애매하단 말이죠.

​그런데 열정이 있는 친구가 있었어요. 동철 씨. 어, 이 친구 봐라? 막 하네? 아, 그러면 내가 기술적으로 당장 팀에 기여하지 못해도 기술 외적으로는 기여할 수 있는 것이 있겠다고 생각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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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인터뷰의 주인공 최동철 개발자와 오세용 개발자

동철 씨에게 업계 선배로서 자바 기술 말고, 업계에 대한 다른 이야기들을 해줄 수 있겠다 생각한 거죠. 블로그가 어떤 식으로 도움이 되고, 어떻게 주제를 잡아야 하는지, 이런 것들을 이야기해 주었어요. 동철 씨가 블로그를 시작했고, 어떤 아이템으로 글을 쓰는 것이 좋을지 코치를 해 주기도 했어요. 나중에는 동철 씨 글이 잡지에도 실렸어요.

팀 내에서도 처음에는 프로세스가 없었거든요. 개발자들 각자가 뭘 하는지 모르니 데일리 미팅을 하자고 했고, 서로 일하는 것을 매번 이야기해서 공유할 수 없으니 노션 보드를 통해 공유하자고 했어요. 업무가 막 들어오는데 업무를 끊어가자 해서 애자일 스프린트를 도입해서 끊어가고.

이것들을 도입하는데 같이 할 사람이 필요하거든요. 옆에서 같이 해 준 멤버가 동철 씨죠. 아마 동철 씨가 없었으면 못했을 거혜요. 혼자서 하자고 하면 아무도 안 하니까.

오세용에게 CODEF는?

CODEF. 얼마만큼 이야기 해야 하나요?

눈물 나올 수 있는 분량만큼?

그러면 이야기가 또 길어지는데…

CODEF는 제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 중 하나로 남아있었어요. 오고 싶을 때 올 수 있었다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 저기에서 일하고 싶다…로 남아 있었던 선택지죠. 제가 주니어 때 선배였던 사람들이 만든 회사이기 때문에 언젠가 저기서 저 사람들과 같이 일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기자로 일하면서 제가 개발을 할 때 만나지 못했던 스타 개발자들을 만나게 되었어요.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어떻게 그 위치가 됐고, 어떻게 그런 유명세와 캐릭터를 갖게 되었는지를 직접 물어보고 답을 들었어요. 그러면서 저도 다시 개발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다시 개발하기로 결정했을 때, 여러 가지 선택지가 있었지만 그래도 같이 일을 하고 싶은 사람들과 일하고 싶은 생각에 더 무게가 실려서 CODEF에 들어오게 된 것이고요.

CODEF로 합류한 이유는 기술적인 성장을 하고 싶어서였어요. 합류 이후, 기술적으로 일정 수준까지 올라오는 것이 중요했지만, 우선, 제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들로 기여하고자 했어요. 초반에 개발 가이드 텍스트 포맷을 제가 만들었어요. 글로 쓸 수 있는 것들로 먼저 기여하게 된 것이죠. 아무래도 1년여 글을 썼으니 글쓰기로 기여할 수 있는 것들을 하고, 그런 다음 무언가 만들 수 있게 기술력을 올려 개발을 하게 된 거죠.

CODEF는 기술자로, 개발자로 돌아올 수 있게 해 준 곳이에요. 개발을 놓았지만, 다시 개발로 돌아올 수 있게 그 시간 동안 믿고 기다려 준 곳. 기다려주셨으니 보답해야죠. 기술적으로 개발자로서 팀에 기여하고 그것 외에도 기여할 수 있는 것이 있으면 지금처럼 하고요.

정리하자면, 개기자가 다시 개발자가 될 수 있도록 커리어 전환에 믿음을 주고 시간을 준 고마운 스타트업.

향후 CODEF 내에서의 계획은 뭔가요? 앞으로 뭘 하고 싶으세요?

기회가 된다면 신규 비즈니스를 개척하고 싶어요. 우리 회사는 개발회사라서 기술에 기반을 두는 일들을 하고 있잖아요. 그러다 보니 기술에만 치중되는 경향도 있어요. 지금은 B2B이고, 제 커리어에서도 계속해서 B2B를 해 왔지만, 기회가 된다면 기술에 기반한 B2C 사업을 해보고 싶어요. 아이디어나 시기가 적당하면 충분히 기회를 줄 수 있는 사람들이고, 기회가 생기면 부응할 수 있게 열심히 할 준비가 되어 있어요.

CODEF는 기술자로, 개발자로 돌아올 수 있게 해 준 곳이에요.
기회가 된다면 기술에 기반한 B2C사업을 해보고 싶어요.
기회가 생기면 부응할 수 있게 열심히 할 준비가 되어 있어요

혹시, 퇴근하면 하는 루틴이 또 있으신가요?

퇴근하면 하는 저녁 루틴이 하나 있어요. 한 시간 걷기. 주 3회 정도 걸으려고 해요. 기자를 하면서 하루에 음료수 5잔씩 마셨어요. 커피는 2잔 이상 마시지 못했으니 사과 주스 같은 음료수를 마시다 보니까 배가 계속 나오는 거예요. 그 습관을 갖고 여기 와서 계속해서 앉아있으니 뱃살이 더 나오더라고요. 운동도 했는데, 뱃살 빼는 건 걷기가 짱이에요. 2달 정도 되었는데, 많이 빠졌어요.

꼰대 같은 발언일 수도 있는데, ,저녁엔 보통 야근을 해요. 약속이 없으면 9시까지 부족한 기술을 공부하고 퇴근합니다. 9시쯤 집에 돌아와서 한 시간 정도 걷고 11시나 12시 정도에 자요. 최근에는 코로나로 약속도 없고 해서 보통 일주일에 3, 4일 정도 야근을 한 것 같네요. 5월에는 여러 가지 일이 있어서 일주일에 1, 2일 정도 야근했어요.

야근이라고 하지만, 당장 회사에서 맡은 업무보다는 업무에 필요한 기술을 스터디하는 거니까 업무라고 하기도, 스터디라고 하기도 모호해요. 게다가, 회사가 책을 엄청나게 사줬으니 다 봐야죠. 회사 환경이 너무 좋잖아요.

회사 근처에 산다는 소문이 있던데?

(웃음) 회사 근처. 강력히 추천합니다. 제가 지방 프로젝트를 오래 했었는데, 그때 회사 앞 5~10분 거리에서 일을 했어요. 9시 반 출근이면 8시 반에 천천히 일어나서 나오던 삶을 살았죠. 그때가 문득 생각나서 CODEF 입사하고 이사를 하게 되어 근처로 왔어요. 삶의 질이 완전히 올라갔어요. 제가 야근을 늦게까지 할 수 있는 것도, 아침 루틴을 할 수 있는 것도 다 근처에 살아서 가능한 것이죠. 금전적으로, 거리상으로, 또 체력을 세이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천해 드려요.

그런데 자꾸 근처에 살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는 이유가 뭐죠?

자꾸 다들 집에 온다고 하는데, 저는 싫어요. 집은 개인 공간이잖아요. 회사 사람들과 친하지만, 집에는 혼자 있고 싶어요. 혼자 있고 싶습니다. 제 개인 공간을 지켜줘야 합니다. 집에 혼자 있는 것 좋아합니다.

주니어 개발자가 새로 왔잖아요? 어떤 생각이 들어요?

그 얘기를 해야겠어요. 요즘에 조심해야겠다 느끼는 것이 있어요. 90년대생이 온다고 하는데, 정말 가끔 어떻게 받아야 하지 생각되는 때가 있어요. 주니어 개발자에게 개발이 재밌냐고 물어보니까 “재밌어서 하세요? 그냥 하는 거니까 하죠.”라고 하는데, 비꼬거나 제가 싫어서 하는 얘기가 아니었어요. 그래서 그냥 그런 캐릭터인가 보다 생각했는데, 운영하는 커뮤니티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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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중인 오세용 개발자

요즘 주니어는 나 때랑 다른 것 같아요. 벌써 9년 전 이야기니까. 자칫 잘못 이야기하면 제가 꼰대가 되는 것 같아서 존중해야겠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제가 주니어일 때랑 상황도 많이 달라졌고. 제가 지금 하는 것을 이야기했을 때 상대방이 받아들이기 힘든 것일 수도 있고, 그들의 패턴과 다를 수 있잖아요. 저도 여러 가지 루틴이 있지만, 본격적으로 체화해서 실행한 것은 올해 들어서부터 거든요. 이런 것들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누구에게나 좋은 것이 아닐 수 있고 이해가 안될 테니까요.

그래서 저보다 경력이 없는 멤버들과 이야기할 때 이런 커리어 적인 것을 어떤 식으로 이야기 해야 할 지 잘 모르겠어요. 내가 의도하지 않게 꼰대가 될 수도 있구나 싶어서 그런 이야기를 자제하는 편이에요.

그런 이야기?

일이 없으면 남아서 책을 보라던지, 글을 쓰라던지, 해보니 좋다, 이런 조언이요. 꼰대로 받아들여질 수 있으니까. 내가 좋다고 남도 좋은 건 아니니까요. 내가 효과를 봤다고 해서 강요를 하면 안 되겠구나 느끼고 있어요. 특히나 유교 사상이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커리어 연차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조심해야겠구나 싶어요. 연차가 쌓인다고 자연스럽게 후배를 대하는 스킬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잖아요. 시행착오가 필요한데, 지금이 시행착오를 겪는 시기가 아닌가 해요.

전 회사에서도 엄청 후배는 없었는데, 우리 회사가 다 젊다 보니 더 그런 것 같기도 해요. 회사 33명 중 나이로 보면 제가 중간이에요. 이런 회사가 없었어요. 어느 순간 이렇게 되어서 조심스러운 면들도 있어요.

나이에 비해서 좀. 그런 것 같아요.

그런 게 뭐죠?

좀 꼰대력이 있어요.

(웃음) 조심하려고 해요. 꼰대질하고 싶지 않아서. 그런데 정말 친한 친구들에겐 강력하게 이야기해요.

이제 마무리할까요?

뭐 더 물어보고 싶은 거 없으세요?

기자에서 개발자가 된 것에서 좋은 점에 대해 대답할까요?

본인이 본인을 인터뷰하시네요?

기자에서 개발자로 넘어온 지 1년이 넘었어요. 기자일 때는 어쨌든 기자가 잘 맞아서 즐겁게 일했는데, 한계가 보였어요. 저는 자신의 이야기를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데, 기자는 남의 이야기를 잘 전달하고 잘 찾아야 했어요. 저는 그 안에서도 제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거든요. 내 이야기를 포기하고 미디어가 원하는 쪽으로 하거나 내 이야기를 하고 남의 이야기를 포기하거나 선택해야 했어요. 저는 제 이야기를 만드는 것을 선택했죠.

그리고, 가장 오래 하고 익숙한 기술 쪽을 조금 더 능력치 올려서 레벨업 하는 것이 커리어 쪽으로나 캐릭터 면으로 봤을 때 경쟁력 있겠다 싶어서 다시 개발자로 돌아온 거죠.

선택에 후회는 없어요. 다 잘했다고 생각해요. 저는 모든 선택을 좋은 선택으로 만들려고 해요. 커리어 적으로 봤을 때도 매해 원하는 커리어를 이루어 왔어요. 기자 때는 개발자 때 보다 좋았고, 지금은 기자 때 보다 좋아요. 그때가 좋은 것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여태까지 커리어 중 지금이 가장 좋아요.

전 마무리를 하고 싶은데…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으세요?

괜히 열었다 싶으세요? 저는 두 편으로 나눈다고 말씀하시길래, 세 편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인터뷰 또 합시다. 분기별로 하고 싶네요.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업무도 있고 하니 마무리를 하겠습니다. (독자분들께) 언제든지 페이스북을 통해서 저와 만나실 수 있습니다. CODEF가 있는 문래역으로 찾아오세요. 많은 이야기 나누어요.


급하게 마무리된 인터뷰. 인터뷰가 끝났지만, 끊임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만드는 데 꾸준한 오세용 개발자를 인터뷰하며 마케터는 콘텐츠 창작자로서 게을러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세용 개발자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신 분은 연결된 링크를 클릭해보세요. CODEF Insider 인터뷰 시리즈는 비정기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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